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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에서 먹던 것과 다른 중국 음식을 맛보다. 제주 로이앤메이

쿠르릉 2021. 2. 10. 00:19

제주에 가면 뭘 할것인가 아니 뭘 먹을것인가 늘 고민이 된다.

관광지라 물가는 비싸고 관광객 타겟인 음식은 먹고 싶지 않고.. 이런 평범한 고민 때문이다.

숙소 근처인 온평 주변을 뒤지다 보니 특이한 식당이 나온다. 중국 가정식이라..

인스타그램을 보니 코로나로 포장 판매만 해온 듯 하지만, 우리가 제주에 가는 때부터 식당이 홀 영업을 다시 시작한다고 한다.

무려 방문 일주일 전이지만, 냉큼 전화로 예약을 마쳤다.

저렴한건 아니지만 하루 점심이 해결되니 안도감이 든다.

 

위치, 환경

이번 여행 중요 숙소가 온평리 주변이다 보니 때마침 근처를 엄청 지나다녔지만..

아니 이런 외진 곳에 있는게 맞는거야? 싶은 골목에 식당이 있다.

건물이 골목 아래에 있으므로 건물 외형에 익숙하지 않으면 그대로 지나칠 수도 있다.

뭐 그래도 네비를 잘 찍고 가면 된다. 온평리 811-1

식당 건물
식당 앞에 차량 2대 정도 주차 가능할 듯하다. 있을건 다 있구나.
식당 앞에는 식탁과 의자가.. 날씨가 좋으면 여기로도 서빙해 주시려나?

다행히 지나치지 않고 예약 시간 5분 전에 식당에 도착했다.

 

식당 내부, 메뉴

식당 건물에 들어가니 여자분이 우리 일행을 맞아준다.

상당히 수줍음이 많으신 분이다.

우리 좌석은 주방 바로 앞 섹션에 4인 좌석으로 배정돼 있었다.

우리가 앉은 섹션에는 4인석이 더 있으며, 한 칸 옆으로 가면 6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다.

(총 수용 인원은, 우리가 앉은 섹션 8명, 옆 섹션 6명 = 14명)

우리가 앉은 자리
바로 옆 자리. 창으로 마당이 보인다.
이식위천(以食爲天) 패러디인가? 이식위대, 먹는 것은 위대하다!! (맞겠지?)

메뉴는 예약 시 사전 결정해야 하는 듯 하다.

고민하기 귀찮아서 "중국 가정식 한상차림으로 하겠습니다!" 라고 외쳤으므로 선택지가 줄었다.

메뉴판 마지막 다섯가지 음식 중 두 가지만 결정하면 된다. 

결정 장애인 우리로서는 매우 행복하다.

사실 왜 두 개만 결정하면 되는지 이때는 잘 몰랐는데, 우리 일행이 네 명이라 두 가지 중 택1 해야 하는 메뉴는 자연스레 하나씩 모두 서빙이 됐다.

(고르지 않게 해줘서 고마웠다. 메뉴를 잘 모르니 분명 둘 다 골랐을테니까..)

메뉴 아래에 적힌 설명을 읽고 혹해서 예예토우푸를 고르고,

어향가지와 지삼선을 놓고 고민하다 어향가지를 고른다.

아래 다섯 가지 요리 중 두가지만 고르면 돼 행복했다.

전채

주인장이 먼저 무냉채와 피단을 서빙했다.

무냉채와 피단. 피단이 들어간 메뉴는 열심히 빻아야 한다! C 화이팅! 잘 부탁해!

고추와 가지, 피단, 마늘이 들어간 냉채는 빻아서 먹으라고 알려준다.

열심히 빻는다. 개인적으로 중국 요리에 들어가는 가지 맛은 정말 훌륭하다.

다만 C가 힘이 없어서 그런가.. 마늘이 제대로 섞이지 않아 매운 맛이 느껴졌다. ㅜㅜ

 

바로 이어서 나온 전복찜은 당면과 함께 먹으라고 귀띔해준다.

전복찜. 아래에 당면이 깔려 있다.

냉큼 하나씩 집어간다.

훌륭하다.

전복의 비릿함은 느낄 수가 없다. (그래야겠지?) 찜이라 그런가 부드럽다.

 

새우 요리

두 가지 요리가 서빙됐는데 하나는 매운 새우, 하나는 달콤한 토마토 새우가 서빙됐다.

매운 새우요리와 토마토 새우 요리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하는 일행이었음에도 깔끔한 매운 새우 요리에 반했다.

깔끔하기도 하고 어딘지 양념이 특이한데 평민인 우리는 뭐라 짚을 수는 없고..

달콤한 토마토 새우요리는 C가 황홀경에 빠져 무심코 세 개나 먹어 일행의 비난을 받았다.

 

돼지고기 요리

목이버섯과 함께 볶은 돼지요리와 연잎으로 싸서 대나무 찜통에 찐 돼지요리가 서빙됐다.

목이버섯과 볶은 돼지 요리, 연잎에 싸서 찐 돼지 요리

호남(후난)성 요리라는 찐 돼지 갈비 요리는 향이 특이했다. 정말 중국 여행을 간 기분~

아쉽게도 B와 C는 향에 적응하지 못했다. (고마워 B, C) 그렇게 강한 향도 아니었거늘..

 

두부와 가지 요리

주인장이 메인 마지막 요리인 할아버지 두부와 어향가지를 서빙했다.

할아버지 두부, 가지 요리인 어향가지

두부 요리는 뭔가 심심하면서도 간장의 짭조름함으로 계속 먹게 되는 맛.. 

아무리 미식가가 아니라도 주방장의 추억을 잠시 엿볼 수 밖에 없는 그런 요리였다. (메뉴판 설명 때문이겠지만..)

가지 요리는 짭조름해서 밥에 잘 어울렸다. (중국 요리에서 가지 요리는 정말 훌륭하다.)

 

메뉴 별로 양이 많지는 않은 것 같았는데 어느 새 일행 모두 배가 꽉 찼다.

그래도 남김 없이 모든 메뉴를 비우고 수줍어하는 주인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기고는 다시 성산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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